금동관음보살좌상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1330년(충숙왕 17), 계진·심혜·혜청·법청 등 32명의 발원으
로 조성되어 부석사에 봉안된 불상입니다. 이들은 현세의 재난이 소멸되고 내세에 극락왕생하
기를 서원하며 불상을 조성하였고, 이러한 사실은 불상 내부 복장에서 발견된 결연문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조성 연대와 발원자, 봉안처까지 명확히 전해지는 사례는 매우 드물어 학술
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됩니다.
보살상은 온화한 미소와 단정한 상호, 균형 잡힌 신체 표현을 통해 고려 후기 불상의 품격 있
는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오른손을 들어 올리고 왼손을 아래로 내린 하품중생인(下品中生
印)을 취하고 있으며, 높이는 50.5cm입니다. 화려한 영락과 장신구, 무릎 아래로 길게 드리운
장식 표현은 14세기 전반 고려 보살상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그러나 오늘날 전해지는 불상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보관은 사라지고 광배 와 대좌 또한 전하지 않으며, 얼굴에는 그을린 흔적과 손가락 끝 일부가 녹아내린 모습도 확 인됩니다. 이러한 상태는 불상이 정상적인 교류를 통해 일본으로 건너갔다기보다 약탈 등의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1378년 대마도를 근거지로 활동하던 왜구가 서산 지역에 출몰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이 무렵 불상이 일본으로 반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되 고 있습니다.
이 불상은 2012년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봉안되어 있던 중 절도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 반입 되면서 다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후 불상의 소유권을 둘러싼 법적 논쟁이 이어졌고, 부석 사는 보살상의 환지본처를 위해 가처분 신청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2017년 대전지방 법원 1심은 결연문에 기록된 ‘서주 부석사’가 현재의 서산 부석사와 동일한 사찰이며, 불상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일본에 전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여 부석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 다.
그러나 2023년 대전고등법원 2심에서는 사찰의 동일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판결이 뒤집혔고, 같은 해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일본 측의 소유권을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대법 원 역시 고려시대 ‘서주 부석사’와 현재의 서산 부석사가 동일한 사찰이며, 금동관세음보살좌 상의 원래 봉안처가 서산 부석사라는 점은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약탈 문화재 여부와는 별개 로, 취득시효에 관한 국제사법 원칙과 일본 민법 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소유 권은 일본 측에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지난 11년 동안 전국의 불자들과 지역의 민·관·정은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의 환지본처를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실로 2025년 1월 24일 보살상이 서산 부석사로 이운되었 고, 1월 25일부터 5월 5일까지 ‘100일 친견법회’를 봉행하였습니다. 이 기간 전국에서 약 4만 여 명이 부석사를 찾아 보살님을 친견하였으며, 1만 5천여 명이 환지본처를 염원하는 서명에 동참하였습니다.
이후 부석사는 보살상 복제본 제작을 위해 일본 대마도 관음사 측과 협의를 이어갔습니다. 여 러 차례의 방문과 논의를 거쳐 마침내 3D 스캔과 복제 제작에 대한 동의를 얻었고, 2025년 7 월 6일 대마도 관음사 전 주지 다나카 세코 스님이 관련 자료와 복제 동의서를 가지고 부석 사를 방문하면서 새로운 인연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두 점의 복제 불상을 제작하였습니다. 한 점은 고려시대 조성 당시의 모습을 복원하여 금빛 장엄을 갖춘 형태로 제작되어 2026년 5월 17일 점안법회 를 봉행한 뒤 부석사 설법전에 봉안되었습니다. 또 다른 한 점은 현재 전해지는 모습 그대로 재현되어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로써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처음 조성되었던 당시와 같이 금빛 보관을 쓰고 천의와 영락으 로 장엄한 모습으로 다시 우리 곁에 나투셨습니다. 이는 보살님의 환지본처를 염원해 온 많은 이들의 간절한 원력과 다시 돌아오고자 하는 보살님의 서원이 서로 감응하여 이루어진 깊고도 소중한 인연이라 할 것입니다.
현재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부석사 설법전에 모셔져 있어 언제든 참배하실 수 있습니다. 부디 관세음보살님의 자비 광명 속에서 모든 이들의 발원이 원만히 성취되기를 기원합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